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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무책임한 권력층과 스스로 놓아버린 군통수권을 향한 전설 따라 삼천리?! 본문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를 감독한 ‘상남자’ 김성수가 돌아왔다! 그것도 누구나 한 번쯤은 걸려본 ‘감기’라는 소재로. 2003년 <영어완전정복>으로 관객 앞에 사라진(?) 그였지만, 사실 그의 작품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런 그가 ‘감기’를 소재로 작품을 개봉했다는 생각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사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 어떠한 정보도 접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영화를 영화 그 자체로 보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감독이 연출을 했는지, 누가 시나리오를 썼는지, 주연 배우는 누군지 알게 되면 이미 영화의 스타일과 줄거리가 대충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 <감기>도 전혀 무지의 상태에서 관람하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내가 영화에 해박한 것은 결코 아니다. 본가에서 TV를 보다보면 할머니에게도 밀릴 정도니까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정말 할머니, 어머니, 아내는 너무 쉽게 모든 줄거리를 꿰뚫어 본다. “얘네들 싸우다가 서로 사귀어!”, “보나마다 쟤네들, 남매야!” 등등.) 그런데 리뷰를 쓰기 위해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순간 적당히 당황했다. 맙소사!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상남자 ‘김성수’ 감독의 <감기>라니…
김성수 감독의 전작들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사실 최근에 본 영화 <더 테러 라이브>처럼 신인 감독의 작품인지 알았다. 이유는 첫째. 완성도가 일정 부분 떨어졌고, 둘째. 그에 반해 권력층과 군 통수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일정부분’ 묻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리뷰는 이렇게 시작될 예정이었다. ‘요새 신인 감독들 정말 대단하다. 작품의 완성도는 약간 미흡하지만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뿐더러 그 완성도라는 것도 다음 작품에서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범위다!’라고. 그런데… 나는 찰나 치사율 높은 바이러스성 감기에 걸린 듯 잠시 휘청거렸다. 그리고 리뷰가 도저히 써지질 않았다. (무능한) 권력층을 향한 독설이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작품의 기본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솔직히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그토록 피하는 영화에 대한 독설을 일정 부분 리뷰가 써야하기 때문이다. 슬프기 그지없다.
1. 일단 처음 설정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당 바이러스는 컨테이너 박스로 밀입국하는 중국인들 중 한명을 모체로 밀폐된 컨테이너 박스 전체 중국인들에게 퍼진 후, 한국에서 해당 컨테이너 박스를 연 한국인 중 한명에 인해 국내에 급속도로 확산되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 정도로 퍼질 바이러스라면 컨테이너 박스 설정은 정말 필요가 없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 중국인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얼마나 많은 중국인이 자유롭게 한국을 왕래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빠르게 급속도로 퍼질 바이러스라면 이미 중국에서도 분명한 사회 문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즉 ‘호흡기로 감염, 감염 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 이런 설정이라면 이미 중국은 초토화되어 있어야 하며 양국 간 왕래가 철저히 규제 되어야 한다. 마치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월드워Z>에서 좀비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높은 담벼락을 나라 전체에 친 것처럼 말이다. 해당 설정은 사실 지극히 인종차별적인 설정이며 한류를 위해서도 상당히 부담되는 문제점이다.
(나는 대한민국이 문화로 중국을 넘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류의 지속적 성장과 확산은 우리나라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설정은 정말 곤란하다.)
또한 놀라운 사실은 그 망할 치명적 바이러스의 치료제가 너무나 쉽고 빠르게 극중에서 개발된다는 것이다. 이건 거의 만화 수준이다. 살아남은 중국인만 찾으면 그렇게 쉽고 빠르게 개발될 치료제라면 애초에 전문가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으며 분당 폐쇄고 뭐고 그 분당 사람들에게 충분히 상황을 설명하고 중국인만 찾으면 되는 것 아닌가? 아! 애초에 그럴 줄 몰랐다고? – 하지만 이것이 영화적 현실성을 갈아먹는 요소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치료제가 있다고 설정하지 그랬나? 현실에서 유행한 신종 플루 약, 타미플루처럼 말이다. 위에 내가 주장한 설정과 맞물리면, 중국을 초토화시키고 개발 직전인 치료제가 한국에 넘어와 그 완성을 한국 의료진이 하거나, 아니면 중국에서 개발 직전이거나 개발된 치료제를 국내에 잠입한 밀입국 중국인을 찾아 그 변종과 관련된 약간의 변형을 꼭 가해야 한국에 퍼진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다거나 등등, 영화적으로 보다 현실적인 설정으로 가야했다.
2. 무능한 권력층의 대표로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분당 국회의원이 등장한다. 그래 충분히 이해하겠다.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회의원의 전형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관객들이 그를 정말 죽여 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분당구를 대표하는 성남시장은 어디 있는가? 사실 시정의 실질적 책임자인 시장은 영화 내내 그 어디에도 눈에 띄질 않는다. 분명 대통령과 총리가 등장하기 전 분당에서 대책회의를 한다. 그런데 시장은?? 아~!, 시장은 상황이 생기자마자 이미 도망갔나 보다! (^-^0*) 아니 아닌 것 같다. 이 영화 끝에 감사를 표하는 글로 짐작해 보건데 충분히 의도적으로 뺏을 수 있다. 즉 이는 정말 감독의 ‘현실 정치 성향’에 기댄 ‘영화적 설정’인 것이다. 최소한 분당에 있어서는 말이다. (리뷰가 정치적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성남시장과 성남 국회위원들의 당을 검색해 보고, 영화 끝 부분에 자막을 곱씹어 생각해보면 행간에 숨어 있는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3. 영화 초반 주인공인 강지구(장혁)와 김인해(수애)가 만나는 첫 씬. 나는 김인해의 대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발음이 불분명해 알아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이 영화감독이 신인이라 생각한 말도 안 되는 이유다. 그리고 무엇보다 등장인물들 간 개연성의 문제는 심각했다.
첫째. 극중에서 강지구는 김인해에게 첫눈에 반한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영화에서 영상으로 펼쳐진 것이 아니라 극중 강지구의 동료 소방관인 배경업(유해진)의 말로 설명되어 있다. 강지구가 김인해에게 첫눈에 반하는 설정은 정말 너무나 어설프다. 이 설정이 전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보다 크기 때문에 이는 보충 촬영을 해서라도 재편집되었어야 했다. 말이 아니라 영상적으로 납득되게 관객에게 제시되어야만 했다. (그 흔한 첫눈에 반하는 슬로우 모션 하나로도 이는 가능한데 말이다.)
둘째. 정말 ‘적재적소(?)’에 사람이 등장하거나 영화적 필요에 마구잡이(?)로 ‘우연히’ 만난다. 극중 상황 설명은 없고 정말 탁이 운명적(?) 등장과 만남의 연속이다. 주인공 인해(수애)의 딸인 미르(박민하)와 살아남은 중국인 생존자의 만남이 그러하며, 전직 고위 군관 국환(마동석)의 등장도 그리하고, 이마트에서 경업(유해진)의 등장 또한 그러하다. 또한 스타디움에 쌓여있는 수천구의 시체에서 미르를 발견하는 지구(장혁)의 에피소드는 사실 ‘운명적 우연(?)’이라고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운명적 만남은 ‘두 주인공 지구와 인해의 첫 만남’이나, 좀 더 간다면 ‘인해의 딸인 미르와 중국인 생존자의 만남’에서 그쳐야 했다. 좀 너무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러한 단점들을 감독은 충분히 연출력으로 극복했다. 이것이 내가 이 영화 리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상업적으로 이 영화의 몰입도는 훌륭하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감기를 소재로 해서 분당의 폐쇄와 대통령의 등장, ‘군 통수권’ 이슈까지 관객을 쉼 없이 몰아가는 연출력은 스타디움에 암매장되는 수천구의 시체 더미에서 정절에 이른다. 내가 위에 열거한 이 영화의 많은 단점들이 한순간에 생매장(?) 당하는 순간이다. 과거 수많은 구제역 파동을 신문과 방송, 인터넷으로 겪어본 우리에게 이는 단지 그 대상이 소나 돼지가 아니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정부에 의해 ‘암매장으로 생매장 당하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의 존재 자체에 이미 충분히 감사하며, 이와 더불어 최근 핵발전소 비리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전력난’ 사태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처지이기에 격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그 전율은 바로 우리 같은 소시민에게 감독이 말하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이다. – “저게 바로 너와 너의 아내, 그리고 너의 딸이야!”
그래서 이 영화는 중요하다. 현실에서 정부는 이런 재난 상황에 대비해 스타디움과 백신 개발 연구소에 CC-TV를 제대로 달고 아파트 4번 채널처럼 (갇혀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국민에게 생중계해야 할 수 있는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재난에 대한 정보를 공정하게 공유한다면, 인터넷과 휴대폰을 차단해 집단 지성을 마비시키지 않는다면, (즉 사람들이 정부에 의해 버려진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한다면) 현실에서도 영화에서 보인 폭동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즉 국민 전체가 공범(?)이 되지만 명확한 원칙이 지켜진다면 위대한 국민들은 기꺼이 따를 것이다. (이는 영화에서 보인 설문 조사에서도 분명해 보인다. 추후 실시된 분당 폐쇄에 대한 국민 여론은 90%이상이었다. 그리고 물론 죽은 사람들에게 대한 적절한 보상도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이 영화는 정말 값진 영화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지하 벙커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군 통제권 문제 – 언급하고 싶지 않다. 현실에서 미군이 한국군의 군부 쿠데타에 부담을 느껴 넘겨준다고 한 ‘작전 통제권’, 내가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정치하려면 육사를 가야한다고 했던 평범한 ‘미친’ 고등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정말 정치를 하려고, 아니면 군인이 돼서 나라를 위해 기꺼이 한 목 숨 바치기 위해 육사를 갔던 우리 또래들이 지금쯤 빠르면 대령일 테니. 다만 영화에서처럼 분명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명한 감염자도 불분명한 감염자도 국민이듯이, 대통령을 뽑은 사람도 뽑지 않은 사람도 그가 섬겨야 하는 국민임을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또한 주변의 인산인해 첩첩산중에도 간단히 생각해보면 볼 수 있는 삶의 진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제발… 시위할 때 선거로 뽑은 대통령 ‘하야’하라고 하지마라! 당신들이 그 말하면서 쇠파이프를 들면 당신들도 역시 쿠데타 세력일지니…
*추신 : 이 영화 꼭 보시라! 정말 볼만한 CG가 지천에 금광처럼 널브러져 있다!
2013-08-16 08: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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