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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영화 보는 남자
[우리 선희]세 남자 후리고 사라진 그녀의 속사정 본문
작품성 ★★★★★★★☆☆☆ 흥행성 ★★★★★★☆☆☆☆ 배우들의 낯선 (민낯) 연기력 ★★★★★★★★★☆
청소년 ‘불가’가 이해 ‘불가’인 영화!
나는 이번에는 영화가 아닌 선희(정유미)의 시점에서 본 콩트(아주 짧은 소설)를 쓰고자 한다.
일단 선희는 영화적 재능이 아주 조금만 있는 아이다. 아마도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그럭저럭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집안이 그 정도로 풍족하지는 못했다. 그냥, 그럭저럭 보다는 약간 못한 정도. 즉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자신을 받쳐줄 형편은 못된다. 그녀는 그게 몹시나 속상하고 속상하다. 어릴 적에는 학교도 다니면서 나름 건전한 알바(?)로 열심히 돈도 벌어보지만 사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영위하기에는 택도 없다. 그래서 그녀는 술집에서 일한다.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래서 어느 정도 돈도 모았다. (그게 그녀의 잠적 이유다) 그리고 그 돈으로 유학이라는 것을 가보려 한다. 물론 충분한 돈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이제 이 지긋지긋한 곳을 잠시 떠나보려 한다.
뭐 그러기 위해서 옛날에 자신에게 집적거린 경험이 있는, 자신을 좋아하는 교수 동현(김상중)을 찾아가 추천서를 부탁한다. 물론 당연히 그 교수는 자신을 거절한 선희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어 그냥 그런 추천서를 써주지만 사실 한 번 자주면 된다는 것을 선희도 알고 있다. “No Problem!”
그리고 기왕 갔던 학교. 그 앞 치킨 집에서 술 한 잔하고 있는데 옛 애인인 문수(이선균)를 우연히 본다. 생각해보니 예쁜 여자와 헤어지는 모습에 술도 먹었겠다, 문득 영화도 한편 연출했다는 기사(?)도 얼핏 봤겠다, 배알이 꼴려 불러서 술주정 좀 해 본다. 아직도 내 밥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그러고 보니 문수(이선균)와 사귈 때 함 잤던 선배 재학(정재영)이 생각나 그에게도 간다. 그리고 술 한 잔 한다. 선배 재학은 정말 찌질 of 찌질하게 유부남에 집까지 나와 아내와 별거해서 살고 있다. 물론 선희 입맛에 맞게 감독(?)인 것 같다. 그에게도 옛 추억을 떠올려주며 다시 자주지도 않는다. ㅋㅋㅋ…
세 남자, 선희 때문에 흔들린다. 그런데 사실 선희는 그냥 ‘1분짜리’ 애니팡을 한 번 한 것뿐이다. 솔직히 이런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가 바로 쌍욕에 폭력을 행사하는, 또는 불이익을 주는 일반적인(?) 남자들이다. 왜냐하면 갖고 놀고 버리고, 또 놀고 버리고, 또 놀고 버려질 때 정말 남자 사람은 미치기 일보 직전의 순간까지 가기 때문이다. (물론 여자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남자래서 속단을 못하겠다) 그래서 그녀 주변에는 참… 나름 신사적인 사람들만 존재할 수 있다. 그게 이 세 사람, 교수와 선배, 동기다.
난 이 세 사람을 찌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순진하고 순진하고 순진하며, 아직도 순수한 사랑을 믿는 마지막 낭만주의자라고 평하고 싶다. ㅋㅋㅋ… (정말이다! 나도 그런 낭만주의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선희가 학교에서 우연히 만났던 선배 상우(이민우)가 몹시나 눈에 띄었다. 상우는 선희에게 이야기 좀 하자고 애원한다. 그리고 선희가 거절하자 선희가 추천서를 받으러 온 교수 동현(김상중)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 사실 상우는 선희가 자신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던 것에 대해 몹시나 화가 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눈치 채기에는 부족하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라고 나는 착각한다. 여하튼. 선희에 대한 아주 짧은 소설, 콩트는 여기까지 하고.
난 이 영화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야말로 스타인 배우들의 일명 ‘민낯 연기’(? – 그냥 내가 붙인 별칭이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한국 영화이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정재영, 이민우, 예지원의 민낯 연기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고 흥미진진했으며 예지원의 연기는 재밌기까지 했다. 이 세 사람의 홍상수식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나는 극장비를 충분히 뽑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개봉되면 또 보러 갈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스타’들이 땅에 발을 디디고 서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면 스타도 참 우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연기의 낯설음이 참 좋다. 마치 한편으로는 네가 영화를 보고 있어!(네가 영화에 출연하고 있어!) 라고 매번 외치지만, 그런데 이건 너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 라고 스타와 우리에게 함께 속삭이는 기분이랄까? 나이를 먹어가고 백수로 살고 있는 지금, 영화속 그들의 찌질함이 이해가 되는 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 서지 않을까?
그런데 나는 그 찌질한 세 남자가 순수하고 순진하게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사실 그들이 많이 부럽다! ㅋㅋㅋ… 나도 찌질해지고 싶다. 어느 순간에는 정말로!
예고편은 보너스로 퍼왔다.
* 홍상수는 브레히트의 ‘소격 효과’를 영화적으로 한 단계 (사실 혁명적으로) 격상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성과는 사실 ‘모네’ 그림 카피한(?) 고다르의 ‘점프컷’에 버금간다고 나는 착각한다. 그래서 90년대 후반 ‘까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이 그를 그렇게 좋아했나? 아마 홍상수 특집편도 카이에 뒤 시네마에 실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까이에 뒤 시네마 : 프랑스 영화 잡지. 영화사에 작가(Autuer)론 정립으로 이름을 남김. 이 작가론 때문에 감독이 예술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됨. 사실 그 전 감독의 개념은 막노동판의 십장이었음.
2013-09-24 1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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